얼마전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와중에 '결핍'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누구나 '결핍' 이 있다는 얘기를 하던 중,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어떻게 보이는지.

그리고 오래 함께 해온 친구가, 내가 결핍을 채우기 위해 뭐든 열심히 한다는 얘기를 했다.

 

첫 직장 면접을 준비하며, 꿈꾸는 커리어 패스 이런거 물어보면 어떤 멋진 말을 해야하나 고민했었다.

어설프게 준비했던 대답은 '한명회 같은 책사가 되고 싶다'는 거였다.

(제갈공명을 얘기하고 싶었지만, 너무 뻔했고 너무 거창하다고 생각했다.)

돌아보니,

20대 중반 처음 사회에 진출하던 내 인생 가장 자신감 넘칠 때에도 멋진 조연이 내 꿈이었다.

늘 조금 더 열심히 레이스를 달리면, 주연에게 꼭 필요한 조연은 될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지금 회사에 와서,

지금 직장 상사를 만났다.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노력하는 천재 같은 그를 보며, 모든 면이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너무 운이 좋게도 그가 몇번의 길목에서,

내가 앞에 서는 역할을 맡겨줬고, 더 큰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부여해줬다.

늘 조연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가 날 앞으로 끄집어 내줬다.

 

오늘 그가 회사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늘 마음은 무겁고, 생각은 많아서, 회사에서는 감정은 배제하고 무미 건조하려 했는데,

오후 내내 슬프고, 고마웠다.

잊지 말아야 겠다.

그를.

행운을.

 

힘내자.

www.youtube.com/watch?v=bRdeiZTeOtM

Lose yourself in the music, the moment

You own it, you better never let it go

You only get one shot, do not miss your chance to blow

This opportunity comes once in a life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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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네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일이 그래. 항상 네가 먼저야.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youtu.be/5a-tqIQc8RM

www.youtube.com/watch?v=13vs5NfHSBs

Dear moon, my moon 가까워지지 않아

잰걸음으로 따라가도 닿지 않는 달처럼

Oh moon, like moon 왜 사라지지 않아 뒤돌아 등지고 도망쳐 봐도 따라오는 저 달처럼, 넌,

우연일까 눈 맞추던 순간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낮은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아 답을 한다 망설이던 대답 아스라이 거기 너를 왜인지 난, 다 알 것 같다고

Oh moon My moon 안으려는 게 아냐 내 품에 안기엔 턱없이 커다란 걸 알아

Oh moon My moon 가지려는 게 아냐 네가 나에게 이리 눈 부신 건 내가 너무나 짙은 밤이기 때문인 걸

우연일까 하얀 얼굴 어딘가 너에겐 어울리지 않는  그늘진 얼룩을 본 것만 같아 손을 흔든다  널 부르는 수화 여기 너와 몹시 닮은 외톨이의 존재가 있다고 잘 살아지지 않아

My only moon 가닿지 않을 만큼 깊어진 밤까지 하얀 빛을 그 고요를 오늘 밤도 잠들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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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5시 기상

6시 운동

7시 30분 맥도날드

8시 출근

오전 8시 ~ 오후 8시 일

오후 8~9시 퇴근

10시 딸 취침

그리고 혼자가 된다.

긴장이 풀리고, 하루가 무거워지고 외로워 진다.

 

내 능력에는 지금이 영광의 시대라는 걸 알고 있다.

확실한 건 성공이 행복과 비례하는 건 아니다.

 

"Life is in the living, the tissue of every day and hour."

순간 순간 삶을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

노력에는 실수와 실패는 따라올수 밖에 없다.

과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무거운 마음 자꾸 나누려고 하면 안된다.

그건 내 몫이다.

 

약해지지 말자.

흔들리고 의지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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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대학교때 꽤나 인기 있던 친구를 오랫만에 만났다.

그대로였다.

스무살 언저리 그때. 그대로..

여전히 그때의 모습으로 대접받으려 하고, 멈춰서 얘기하고,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좋은 학교에 입학하고 그 이후 성공해 본적 없는 친구는 늘 대학 입학을 얘기하고,

사회생활 초반에 행복했던 예전 부장님은 늘 본인 사회생활 초반을 얘기한다.

 

초라하다.

시간이 움직이는 데 과거의 세계에 머무는 건.

지루해 보인다.

 

멈추지 말아야 한다.

최선을 다해 달려야 한다.

늘 지금이 될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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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한국 회사들은 1월 ~ 12월 결산인데,

지금 다니는 회사는 4월 ~ 3월 결산이다.

 

조직의 대표라는 타이틀을 달고 1년을 마무리 했다.

 

다사다난 했다.

 

회계연도가 시작하기 직전 팀을 맡고.

그리고 6개월 후 새로운 조직들을 연달아 맡으면서 '대표이사' 가 되었다.

조직의 크기와 상관없이, '대표이사'란 단어는 신문에서나 보던 직함이고 나랑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명함에는 대표라는 타이틀이 달려 있었다.

 

알고 있었다.

책임을 부여받은 조직이 잘해야 본전인건 알고 있었다.

그리고 힘들 거라고 상상했었다.

 

당연히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고.

뭔가 그 '권력'이, '시선'이, 폼나고 멋져 보였다.

 

그런데 힘들다 이제.

징징거리기 싫고 찌질한 모습 싫은데,

지쳐버렸다.

 

새벽 5시 반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저녁 8시에 퇴근하며 물리적으로 업무량을 감당해 오려 했고.

짊어져야 하는 책임들을 어깨에 올려두면서도, 쪽팔리니까 무거운 척 안할려고 했다.

 

근데 한계가 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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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생긴뒤.

결혼식장에 가면 신부의 아버지의 등을 바라보게 된다.

 

사실 생각보다 무덤덤하거나 무표정의 신부 아버지들이 꽤 있다.

그치만 그런 아버지들도 늘 같은 모습을 취하는 순간이 있다.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며 딸이 예비 시부모에게 인사를 갔을 때이다.

 

그 순간 만큼은 모든 신부의 아버지는

왼쪽에 앉은 아내를 넘어 딸의 모습을 보기위해

몸을 길게 빼고 그 모습을 뚫어지게 본다.

 

따뜻하게 안아주시겠지

우리딸 사랑해 주시겠지

 

마음이 전해져서

섭섭하고 아프다.

 

사랑한다.

많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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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쯤 된거 같다.


'이사님' 행세를 하느라 차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고,
차가 밀리는 시간을 피하다 보니 새벽 6시 이전에 일어나서 7시면 회사에 도착한다.


인터넷 뒤적뒤적하며 애가 깰까봐 이어폰 키고 밤늦게까지 예능 보고

혼자 구석 거실에서 갑자기 오밤중에 쳐웃는, 누가보면 오타쿠 같은 삶을 살고 있어서,

내가 아침형 인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침에 회사에 출근해서 사람은 없고 약간은 흐릿한 빛만 있는 사무실에서,

유투브를 통해 음악을 조그맣게 틀고, 지난 밤 왔던 이메일을 확인하고, 커피 마시는 그 시간이,
남몰래 허세부리는 것 같아 좋다.


허세 부리는 그 시간동안
머릿속 걱정이나 할일들이 하나씩 정리되고, 가슴을 조여오던 업무들이 조금씩 누그러뜨려진다.



그리고 여유가 생기면,

유투브 음악 볼륨을 키우고,
네이버 구독하는 글들을 보거나 뉴스를 보고,
멍때리고 있으면 별 생각이 들지 않고 문득 행복해진다.


직장 생활이라는게,

어쩌면 다른 사람들에 둘러쌓여서 시간을 온전히 컨트롤 할 수 없어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보니,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조용하고 혼자 있는 이런 시간들이 너무 더 소중하다.

 
사실은 별거 아닌,

어슴프레한 햇빛에 종이컵에 담긴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는 이순간이 이렇게 감사한 걸 보면.



어쩌면 조금 더 '아침형 인간' 으로 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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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15년전이다.

2004년 어느 저녁에 전화를 받았었다.

내일 면접에 참석할 예정인지 확인하는 전화였고, 당연히 나는 일단 '예'를 말하고,

급하게 집에 돌아와 메일함을 확인했다, '스팸메일함' 에 꼭꼭 숨겨져 있던 메일에는 다음날 9시까지 정장차림으로 단정하게 오라는 친절한 안내가 있었다.

 

시간은 일곱시를 향하고 있었다.

통장에는 십여만원이 있었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당시 집에서 멀지 않았던 '밀리오레 분점' 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분주히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옅은 스트라이프성 정장과 파란 넥타이, 그리고 가게 주인께서 골라주신 셔츠를 샀다.

 

옷을 급하게 수선하고 나니 시간은 이미 아홉시를 넘기고 있었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정장을 손에 들고 좌석 맨 뒷자리에 앉아서,

꼭 합격해야지. 성공해야지. 다짐하던 그때가 떠오른다.

 

그 때의 내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짠한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다.

 

오늘 정장을 다시 한벌 샀다.

밀리오레 대신 백화점 아울렛을 갔고,

스트라이프 정장이 민무늬 정장을 바뀌었고,

정장을 들고 버스가 아닌 내 차로 이동했다.

 

하지만 마음은 그때와 그대로다. 

성공해야지. 잘해야지.

 

여전히 부족한 내모습과 능력에 긴장과 어디로 숨어버리고 싶은 마음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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