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쯤 된거 같다.


'이사님' 행세를 하느라 차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고,
차가 밀리는 시간을 피하다 보니 새벽 6시 이전에 일어나서 7시면 회사에 도착한다.


인터넷 뒤적뒤적하며 애가 깰까봐 이어폰 키고 밤늦게까지 예능 보고

혼자 구석 거실에서 갑자기 오밤중에 쳐웃는, 누가보면 오타쿠 같은 삶을 살고 있어서,

내가 아침형 인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침에 회사에 출근해서 사람은 없고 약간은 흐릿한 빛만 있는 사무실에서,

유투브를 통해 음악을 조그맣게 틀고, 지난 밤 왔던 이메일을 확인하고, 커피 마시는 그 시간이,
남몰래 허세부리는 것 같아 좋다.


허세 부리는 그 시간동안
머릿속 걱정이나 할일들이 하나씩 정리되고, 가슴을 조여오던 업무들이 조금씩 누그러뜨려진다.



그리고 여유가 생기면,

유투브 음악 볼륨을 키우고,
네이버 구독하는 글들을 보거나 뉴스를 보고,
멍때리고 있으면 별 생각이 들지 않고 문득 행복해진다.


직장 생활이라는게,

어쩌면 다른 사람들에 둘러쌓여서 시간을 온전히 컨트롤 할 수 없어서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보니,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조용하고 혼자 있는 이런 시간들이 너무 더 소중하다.

 
사실은 별거 아닌,

어슴프레한 햇빛에 종이컵에 담긴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는 이순간이 이렇게 감사한 걸 보면.



어쩌면 조금 더 '아침형 인간' 으로 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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