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집, 좋은 차, 여자친구,

소매 걷은 셔츠 입은 모습을 상상했었다.

 

첫 출근 하던 전날,

다음날 입을 새로 산 정장을 손에 들고,

버스 뒷자리에 앉아서 문득 가슴이 뜨거워졌었다.

 

행복해야지.

멋있어져야지.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눈가에는 주름이, 머리엔 흰머리가.....
 

나는 아직도 그때 스물 네 살 어딘가 즈음인 것 같은데.

가슴 보다는 팔짱 끼고 눈과 입으로 날 바라보는 세상 속에서,

한숨이, 세월이 어느새 늘어간다.

 

쫓기는 것처럼..

 

가슴 쫙 펴야지.

씩 웃어 넘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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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회사 다닐때 항상 모든 직원들이 분개해 하는 공통 주제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하이닉스' 였다.

심지어 내가 입사한게 2004년 이어서 LG 반도체가 현대에 넘어간지 한참 후였음에도,
나같은 사원 대리급들도 당시 사건을 '반도체 사업을 뺐겼다' 라고 표현할정도니..

구본무 회장은 99년 그 사건 이후 전경련에 완전 발길을 끊었고.

그리고 CFA 공부하다 알게되었는데, financiail reporting 관련해서 좋은 사례도 던져준다.
(회계 처리 하다보면 비용으로 보느냐 자산으로 보느냐에 따라
회사의 실적에 영향을 끼치는데, 이건 주제와 상관없고 말이 길어지니 여기선 생략.)

회사가 이렇다 보니 다사다난 해서,
주식시장에선 개미들이 최 선호하는 주식이고,
나 또한 하이닉스 워런트 (주식 보다 한단계 더 위험한 변동성 큰 상품)를 하며 하루하루 일희일비 했었다.

아무튼,
나같은 일반인에게도 친숙하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회사가,

어제 대형기사가 하나 떴다.

'효성 하이닉스 인수의향서 제출'

이거 왠지 우리 그 분께서 인천 공항에 이어 한건 하신 느낌이다.
머 나같은 중생이 뭘알겠어.
단지 M&A 공부한 척이나 해보면,

1. M&A 구조
종류에는 수평적, 수직적 그리고 다각적 결합이 있는데. 굳이 따지자면 이건은 다각적이겠지.
IMF 이후 우리나라 경영학 초보도 이건 좀 위험하다라고 아는 핵심역량(core evaluation) 과 전혀 관련없는 말그대로 conglomerate. 변압기나 전압기 타이어 코드 생산하는 효성에서 왠 반도체? M&A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이 시너지 효과인데. 타이어 코드에 반도체 장착하시려나.

2. M&A 결재 방법
크게 현금, 주식, 채무증서 등등이 있는데 여기서 진정한 의문인데 과연 효성은 뭘로 결재하시려나
공시자료 보면 하이닉스 자산 13조 부채 8조, 효성 자산 6조 부채 3조. 
물론 M&A 할때 통으로 모든돈을 내는건 아니니 이번 매각대상 주식 28% 정도를 따지면 가격만 3조 6~7천정도이고 통상적인 프리미엄가 합치면 아무리 적어도 4조인데 대출 받으시려고? 아님 하이닉스 주가 폭락 기대해서 한 주가 100원까지 다운 시키고 사시려는건가.

게다가 샀다고 땡도 아닌게,
반도체 사업은 지금 우리회사가 하고 있지만, 엄청난 설비투자 산업이고, 연구개발이 필수인 산업이다.
그만큼 흘러가는 cash flow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산업이다. 그런데 이회사 지난분기 현금보유액 1천억원!!ㅋ
답이 안나온다. 아예 효성을 파시고 이제부터 하이닉스를 운영하시는 건가? 그럼 이건 M&A 의 신기원이 되겠군!!ㅋㅋ

3. M&A 목적
크게 두가지 strategic or financial 인데 위에 보다시피 타이어 코드에 반도체 장착하실 예정 아니시면,
financial 목적인데 현재 자기 자산보다 큰 부채를 떠안고서 financial 목적으로 M&A 하시겠다?
가끔 인생 막장이거나 자칭 주식도사 분들 최후의 순간 주식할때 신용 풀로 땡겨 올인 배팅하듯? 
그래도 그양반들 신용 땡기는 건 한도라도 있지.

머 찔러보기의 전형일수도 있겠지만.
주주가치 피해 입은것도 엄청나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옛날 갑자기 노태우랑 SKT 생각나는 건 왜일까.

※ 공부하는 김에 M&A 관련 자료
딜로이트 적대적 M&A 자료
- 창조 M&A : M&A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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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물,
그게 무엇이든.

초라해.

그럴 필요 없잖아.

당당해지자.

여유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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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스웨덴 학비 유료화 관련된 기사가 두개가 이지역 신문에 게재 되었다.

1. 스웨덴 학비가 2011년 가을부터는 유료화 된다는 기사.
http://www.stockholmnews.com/more.aspx?NID=3940

2. 스웨덴 학비가 이르면 2010년부터 전형료?(application fee)를 1000sek(우리돈 17만원정도)을 낸다는 기사.
http://www.thelocal.se/22084/20090915/

두종류의 기사가 나오다 보니 나도 좀 헷갈리는데,
어쨌든 점점 유료화 방향으로 가는 듯 하다.

스웨덴 오실 분들은 빨리 지원하는 게 좋다고 생각..

※ 근데 왜 도대체 비 SWEDEN도 아니고 비 EU 국가야?
그러면 비 EU 국가 근로자인 내가 버는 세금도 다르게 적용하든지...
내 세금은 똑같이 엄청나게 걷어가면서 그 세금으로 EU 국가에만 혜택을 준다니..
조금 짜증..(그 많은 세금 토해놔라 ㅡ.ㅡ)

더 열받는건,
우리나라의 경우엔 외국인 학생들은 수업료도 아예 안받고 되려 유치전쟁을 펼치던데..
어여 우리나라도 이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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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이곳에 큰 여행가방 들고 왔을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막상 이곳에서 혼자서 살다보니 주말엔, 저녁엔 무얼해야 할지 좀 심심하고 외로웠었다.

그리고 또 전혀 새로운 일로 Job change 하면서,
전회사에서 4년간의 시간으로 빠질대로 빠져버린 내 정신상태가,
새로운 일을 받아들이는데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가져와서.
(심지어 흰머리도 막 많이 생겼다)
무언가 돌파구나 출구가 필요했었다.

그래서 업무 관련 자격증 공부를 해야겠다 싶었고,
회계사 후배인 찬호에게 긴긴 메일등의 자문을 통해 CFA를 급하게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마 3월 중하순이었던거 같다.

시험 등록 마감 며칠전에 additional fee를 내고 등록을 하고,
어찌어찌해 구한 공부 소스들 가지고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근데 좋았었다. 공부한다는게..
외롭지도 않고, 나름 스트레스 받았던 회사생활에서 벗어나는 느낌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

물론 업무 강도 세기로 유명한 우리 회사, 해외법인이라고 예외는 없어서, 
날 거의 매일 아홉시 넘어서 퇴근하게 해서 공부할 시간이 너무 없었는데,
운이 좋았는지 지난 6월에 독일 출장 다녀온 다음날 스톡홀름 대학교에서 1차 시험을 봤고,
지난 7월말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머 인생 살면서 성실하게 살아온 기억이 별로 없어서,
이런 합격이란 단어의 기쁨이 조금 더 했던것 같다..

어쨌든, 6월 시험후 맘껏 놀다가 오늘 내년 6월 2차 시험에 등록했다.
지난 3월 등록때는 막판 추가 등록+ 등록비 + 독한 환율 (최고 정점인 8.5 막 이랬었다 크로나 대비) 때문에
12,195 크로나 우리돈으로 210만원 넘는 돈을 냈었는데,
오늘은 미리미리 등록하고 환율도 좋아지고 해서 4,410크로나 77만원 조금 넘는 돈으로 시험 등록을 마쳤다.

근데 이기분.
공부를 시작한것도 아니고, 뭐 이제 겨우 2차 준비생인데,
그냥 무언가 미래를 준비해 나가고 생각하고 고민하는게 참 행복하다.

행복해야지.
꿈꾸며. 밝게 웃으며.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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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살다 보면 여기 애들이 넌 여기 왜왔냐는 질문을 꽤 해댄다.

늘상 하는 말이라고는,
'by accident로 왔다. 인생 머 그런거 아니겠냐. 계획보다는 우연히. '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들도 외국인한테 너 왜왔냐 그랬을때 그냥 왔어 이러면 섭섭하니까. 나도 얘네가 원하는 설명을 좀 덧붙이는데. 
'우연히 스톡홀름에서 일할 기회가 찾아왔고, 요즘 한국에서 북유럽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나도 호기심도 있고 선진국이라서 안전하고 해서 최종 결정하고 이리로 왔다. 알지? 우리 대통령이란 양반이 너네 나라 얼마전에 와서 칭찬하는거.(그 양반 말의 진위를 떠나서.)'

그래서.
정말 그럼 이나라가 배울만한 나라냐. 그렇다기엔 좀 이상하다.

얘네 나라 애들은 일 처리 속도가 좀 느리고 일을 잘 안한다. 
겨울엔 네시 반에, 여름엔 네시에 (날씨가 좋아서 일찍 가야한댄다ㅡ.ㅡ) 칼같이 퇴근 해주시고,
휴가는 한달씩 가면서 연락 안되고. 그렇다고 있을때 일처리가 빠르고 똑똑하냐. 그것도 전혀 아니고. 느리고. 책임감 없는 사람도 많고.

때로는 어떤 스웨덴 홀릭인 분의 블로그에서,
얘네는 일을 효율적으로 하고, 한국인들은 일을 비효율적으로 바보처럼 오래만 한다는 말씀을 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적어도 내가 볼때 이런 말은 그냥 사대주의 일 뿐이고. (한국인만큼 빠르고 영리하고 책임감 강한 국민 전체가 well trained된 민족이 드물다)

아무튼 스웨덴, 특이한 나라다.
학교 의료가 공짜이고 더 나아가 학생들에게 국가에서 용돈을 더줘야 하네 말아야네 하며 논쟁을 벌이고,
포르노를 찍겠다는 영화감독에게 돈을 국가에서 지원해야 하네 말아야네 하며 논쟁을 벌일 정도로 엄청난 사회주의식 모델의 복지국가.

내 짧은 경제지식으로는 잘 이해가 안되는,
국가 경제가 탄탄해서 인당 GDP 가 4만달러나 되고
이런 불황에도 올해 +성장율을 기록하는 경제 / 복지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내는 전세계 거의 유일한 지역.

신기해.

※ 쓰고 나니 갑자기 한국에서 거의 추방당해진거나 다름없는 재범군이 생각나네. 나도 스웨덴에서 추방당하는 거 아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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