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약해진 멘탈 부여잡고자 '헬스장 10시간 음악 모음' 을 듣고 있는데 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요지는,

드디어 재건축이 곧 완료되어 깨끗한 집에서 새로이 다시 시작하시려 하는데, 집에 잘 오지도 않는 아들의 '쓰레기들'을 버려도 되냐는 말씀이셨다.

 

안그래도 얼마전 '신박한 정리' 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자극받은터라,

'과거는 내겐 이제 의미 없다'며 허세있게 뭐가 나오든 그냥 다 버리시라고 했는데, 

전화를 끊고 나니 내 사춘기 찌질한 감성을 자극했던 책들이 조금은 아쉬웠다.

 

그래서 내 찌질한 시절 옆에 있어준 책들은 e북으로 소장할까 싶어 검색하다 보니,

다른 세계 명작대비 유달리 '저평가' 받는 데미안이 눈에 띄었다. 

 

 

 

 

 

 

 

 

 

 

 

 

 

e북 1,980원.

듣보잡 다른 고전들도 최소 7~8천원 하던데!

가치투자자로써 저평가를 그냥 두고 볼수 없어서 떡상을 기대하며 (?) 매수 버튼을 눌렀다.

(심지어 나눠주는 쿠폰 쓰니까 공짜였다..)

 

그런데.

사춘기 얘기 아니었나.

요즘 고민때문인가. 

가볍게 읽으려 했는데.

 

"새는 투쟁하여 알에서 나온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내 삶을 결정 짓는 것, 내면의 나, 나의 운명, 나의 신(선이든 악이든) 이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내가 다시 친구를 만난다면 그 친구는 이런 모습일 것이다. 나의 삶과 나의 죽음도 이러할 것이다. 이것이 나의 운명의 울림이자 리듬이 될것이다."

 

"태어나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지요. 새도 알을 깨고 나오려면 온 힘을 다해야 한다는 걸 당신도 알잖아요. 돌이켜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세요. 대체 그 길은 그렇게 어려웠던 가요? 그저 어렵기만 했던가?" "어려웠어요. 꿈이 올때까지는요" "자신의 꿈을 발견해야 해요. 그러면 길은 한층 쉬워지죠. 하지만 영원히 계속되는 꿈이란 없어요. 계속 새로운 꿈으로 교체되지요. 그러니 어떤 꿈에도 집착해서는 안돼요"

 

"운명과 기질은 동일한 하나의 개념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누구에게나 천직은 다만 자기 자신에 다다르는 것 한 가지 밖에 없다"

 

이거 실존주의 책이네.

 

 

 

 

 

 

 

 

 

 

 

어렵다.

 

요즘 나약해지고 복잡해져서 조금 우울했다.

불안해하고 징징대며 자꾸 의지할 곳을 찾았다. 

 

그런데.

내가 깨고 나가야 한다.

외롭겠지만, 어차피 삶은 고통이니 나 혼자 생각하고 무한으로 알을 깨트리며 살아야 한다.



그나저나 오늘도 틀렸다.

 

www.youtube.com/watch?v=JR-wv5fOJEY

덧 1. 헬스장 음악이나 계속 들을 걸

덧 2. 그래도 이렇게 머리속에 있는걸 쓰니 정리되고 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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