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줄이 터졌다.

스트레스가 아니면 피로인데
딱히 피곤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아 스트레스.

현재 직장은 그 어느 회사보다 편한 회사고,
어느정도 인정받으며 다니고 있어서 불합리나 불공정에 따른 스트레스 그런건 없다.

하지만 인정받을수록 그 스트레스는 더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가진게 많을수록 잃을 것도 많듯이.

내가 가진 두려움을 조금 더 specification 해 나갈 필요를 느낀다.
그게 아무래도 내가 부족한 부분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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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복귀하고 첫해인 2015년이 지나갔다.


흐르는 피가 한국인이다보니 2008년과 2015년의 생활의 차이는 크게 못느끼겠다.

물론 스웨덴에 있을때도 주구장창 네이트 댓글을 열심히 접해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사람들과의 관계는.


12월 거래선들과의 송년회 스케줄들을 피해서 만난 어렵게 만난.

대학. 첫직장. 대학원. 두번째 직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 시계만 2008년에 멈춰있다가 다시 움직여서인지 그 시차가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시니컬하게 옆에서 계속 지적질 하며 누르려 하는 친구가 있는가 반면.

무언가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처럼 자기 말만 고집하는 친구도 있었고.

억눌린 사람처럼 입가에 비릿한 비웃음이 떠나지 않는 형님도 계셨다.


화가나고 아쉽고 짜증나기도 하고. 

몇번 떠올랐는데

생각해보니 뒤가 남는 이유는

어쩌면 그 앞에서 여유로이 대하지 못했던 내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그립기도 했고 외롭기도 했던 스웨덴 생활을 마치고.

기대고 부딪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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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고 돌이켜 볼때

아무것도 아닌 때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느끼는 

현 직장은 내 커리어에 너무나 중요한 기점이라고 느껴진다.


10여년 이상의 대기업 생활을 마감하며 외국계 기업으로 이동하였고.

10여년 이상의 전자 제조업을 마감하고 엔터테인먼트 인더스트리로 변경하였다.


그래서,

내가 아마도 선택할 수 있었던 제조 외국계에 가서 매니저 역할을 하는 대신에,

새로이 업무와 업계를 배워나가며 조금 더 hands on 하는 업무를 많이 하고 있다.


깊이와 폭의 문제.


누군가가,

20대는 입신, 몸을 세우는 시기고

30대는 양명, 이름을 날리는 시기라고 했는데..


이제 나는 이름을 날리기 보다는 새로운 곳에서 다시 몸을 세우고 있으니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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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국에 돌아오고 한달간 미친듯이 면접을 봤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제한적이지만 가급적 어느정도 수준 이상의 회사와 포지션이 되면 진행하려 했고,

감도 잡고 진행하는 회사에 기회가 있는지 보려고 노력했다.

 

수십번의 이력서 수정, 인터뷰 일정 조정, 때로는 적성검사 등등...

20여번의 면접을 아주 열심히 보고 이제 한달이 넘어 거의 결정...

실제로 면접을 하고 지원자가 되어 보니 예전에 커리어에 대한 조언 및 잘난척한 포스팅을 보니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다........

 

한국에서 구직자가 되어보니 좀 아쉬웠던 점....

 

- 왜 그리 하나같이 주말에 일할수 있는지, 왜 주량은 어떤지 그리도 물어볼까...

   : 좀 세련되지자. 난 개인적으로 야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다만 면접 자리에서 그런 걸 물어보면 그게 채용 기준 같잖아... 책임감이 있는지 동료와 어떻게 어울리는 지 등등으로 물어볼 수 있지 않나?

 

- 한국에 오게된 동기를 2월에 아이가 생길것 같아서라니 반응이 반으로 나뉜다.

   : 축하해 or 그때 우리 바쁜데....후자와 같은 회사는 과감히 제꼈다... 설명할 필요가 없다....

 

- 일부 회사는 면접관이 갑질이다. 혼자 비아냥 대고, 잘난척하고....

   : 면접관도 선발하는 기준이 필요할것 같다. 아니면 적어도 교육은 해야 한다.. 면접관이란 자리는 그 회사나 포지션에 적합한지 보는 자리이지, 면접자를 교육하거나 본인 자랑 늘어놓는 곳이 아니다. 특히 면접자라는 건 그 회사를 그만큼 관심있게 본 royalty 있는 고객인데... 회사 얼굴에 먹칠하고.. 안티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회사별로 면접 하면서 조금씩 기록을 한 내용을

내가 면접 보고 떨어지고 지원한 내용이 부끄럽기도 해서 공개할까 말까 하다가,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수 있겠다 싶어 걍 오픈.

 

- LF 경영기획팀 면접

 . 회사/팀 : 과거 LG패션이었다가 새로 LF란 회사 이름을 단 회사, 신사에 위치하여 있으며 패션회사 답게 로비나 주변환경은 멋졌음

 . 형식 : 면접관은 3명이 들어오고 면접자는 나 혼자인 다대일 면접.  

 . 내용 : 해당 팀 임원으로 보이는 면접관이 업무와 상관없는 개인적인 질문을 하는 둥 좀 면접자에게 훈수두는 분위기. (내가 너무 오래 해외에 살았나?) 첫 면접이어서인지 내 마인드가 너무 자유방임주의가 되었는지 내 표정에서 썩소가 나오는게 느껴질 정도....

 

 - 현대모비스 면접, 원가 관리

   . 회사/팀 : 현대모비스의 사전원가 관리하는 팀. 용인 근무.

   . 형식 : 인사담당자 1명, 현업 2명이 하는 3대 1 면접

   . 내용 : 인사담당자부터, 면접관까지 젠틀하고 체계적임. 확실히 오고 싶은 회사였음. 면접을 하면서 질문과 답변을 통해 배울 정도. 역시 대기업이란 생각. 스스로 부족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고, 실제 탈락.

 

 -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면접, 애널리스트

  . 회사/팀 : 에셋플러스라는 올해 실적이 가장 좋다는 자산운용사, 애널리스트 자리이며 판교 근무

  . 면접 형식 : 1시간 작문, 1시간 4대4 면접

  . 내용

   : 작문은 영어로 주제 주고 (가장 좋아하는 영화 등) 교포 2세(?!) 같은 사람이 영어로 가볍게 3분간 요약 요청

   : 4대 4 면접. 면접관 중 한명이 본인이 워렌버핏 빙의. 

     전체 면접관 중 두번의 발언을 빼고 혼자 질문과 헛소리, 금융 시장에 대해 무척이나 잘난척.

     황당한건 구직자들에게 실망이라는둥(벌써 자기가 윗사람ㅡ.ㅡ ㅋㅋ) 주식은 어때야 한다는둥 아주 가관.

     내게는 삼성전자 관련을 묻더니 회사가 어때야 한다는 둥 아주 CEO임. (ㅋㅋ) 면접자에게 하는꼴 보니 한국에서 금융권이 확실히 갑이긴 갑인가 보다고 느낌. 잘나가는 회사라던데 이사람은 머하는 사람일까 궁금해짐. 끝나고 함께 면접본 분이 10만원어치 펀드 사고 계속 전화해서 볶으면 괴롭힐수 있다고 분개...ㅋㅋ

 

 - GS 에너지 세무 관리팀

 . 회사 / 팀 : GS 칼텍스등 에너지 계열 지주사, 역삼역 근무

 . 형식 : 무슨 한국사 시험부터, 아이패드를 사용한 발표 등

 . 내용

   : 한국사 시험은 생각보다 기출 중심으로 나왔고, 아이패드 발표는 주제중 하나 고르는 형식. 관련 문제는 재무회게와 세무회계 차이, 이연 법인세 설명 등등

   : 면접은 면접관 3명인 3대 1 면접. 발표후 질문을 받았으며, 업무적인것 보다는 제너럴한 면접이었으나 탈락.

 

 - 지멘스 초음파 사업부

 . 회사 / 팀 : 지멘스 코리아의 R&D 등등이 사업부 Senior Controller 자리며 팀장 공석, 판교 근무

 . 형식 : 외국어를 사용하는 상무님과 Junior controller와의 2대 1 면접

 . 내용

   : 영어로 진행했다가 한국어로 진행했다가 업무 관련된 질문과 개인 성향 관련 질문이 많았음. 외국계 대기업이어서인지 전반적으로 진행이나 질문이 깔끔함.

 

- 필립 모리스

  . 회사 / 팀 : 필립모리스 Senior analyst 자리, 여의도 IFC 근무

  . 형식 : 1차에 인사담당자 1시간 면접, 부서장 1시간 면접, 2차 임원 면접

  . 내용 : 모두 영어 면접을 병행하며 진행하였으며 두분다 수준급 영어 실력이고 체계적. 역시 외국계 이어서인지 전반적인 업무와 인성 부분들을 적절히 질문. 다만 회사가 담배세 관련해서 요즘 tough 해진 느낌이 강하고 면접관님도 인더스트리 자체가 축소중이어서 업무 강도가 심하다는 얘기를 많이 함

 

- 11번가 기획팀

  . 회사 / 팀 : SK플래닛의 온라인 유통 부분의 기획팀, 보라매 근무

  . 형식 : 1차는 3대 1 면접, 그룹장과 팀원 2명 나옴, 2차는 적성검사 및 인사 본부장, 실장 면접

  . 내용 : 그룹장님은 성품이 유해 보이셨고 팀장님이 날카로운 질문들을 많이 던짐. 상황을 제시하며 의견을 묻는등의 질문.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서 근무하셨는데 우리 같은 회사의 전자제품 온라인 유통 시장을 어떻게 하면 키울수 있을까요? 등등 2차에 적성검사는 그냥 막 feel오는 대로 공기반 소리반 찍음 (?!!ㅋ). 실장님 면접인데 실장님이 상당히 자유로운 영혼으로 보였으며 상황에 따른 문제 해결등등을 물어보심.  인사팀 면접시에는 회사 연봉이 그다지 높지 않다고 그랬고, 실제로 offer도.....

 

- KT SAT

  . 회사 / 팀 : 무궁화 위성을 가진 KT 계열사 세무/재무 팀, 을지로 근무

  . 형식 : 4대 1 면접

  . 내용 : 업무적인 것보다는 주로 인성 부분을 많이 물어봄. 다소 급여부분이 약한지 계속 급여가 많이 낮을텐데 괜찮은지 물어보는 것으로 보아 직원들이 본인들의 급여에 대해 다소의 불만이 있는듯. 그럼에도 다니는 것은 조금 안정되어 보이는 회사

 

- 티켓 몬스터

  . 회사 / 팀 : 그루폰의 한국 법인, FP&A 의 시니어 자리. 강남경찰서 부근

  . 형식 : 3차에 걸친 면접, 팀장급 2대1 면접과 CFO 포지션과 1대 1 면접, 인성 면접

  . 내용 : 워낙 뜨는 기업이라 해서 가봤는데 스타트업임에도 체계를 갖추려고 노력하는 모습과, 면접관들의 분위기 등등이 합류하게 된다면 기회가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회사. 다만 포지션이 다소 낮은 레벨이고 중간에 에버인x 헤드헌터가 아주 개소리와 흥분을 번갈아 하며 지 수수료에만 급급해서 결렬.

 

- 사우디 아람코

  . 회사 / 팀 : 사우디 국영기업의 Treasury 팀, 사우디 근무이나 연봉이 내 주제에 너무 감히라서 지원

  . 형식 : 화상 인터뷰

  . 내용 : 미국인 3명이 나와 직무 관련된 일들을 파고 들었고 실제 시뮬레이션 관련 질문들.. 중간에 에너지리소싱코리아 헤드헌터들이 지들 수수료가 불분명하단 이유로 진행하는 포지션 명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덕분(?) 에 면접 잘하다가 관심 분야에 질문에 다른 팀 업무를 말해 버림.....ㅡ.ㅡ 아 정말 좋은 헤드헌터 만나야 한다..

 

- 차병원 그룹 전략팀

  . 회사 / 팀 : 차병원의 그룹의 전체 전략을 맡고 있는 부서

  . 형식 : 1차 임원 면접, 2차 회장 면접

  . 내용 : 삼성 출신 임원 세명이 자꾸 삼성 얘기만 물어봄. 다만 팀장이라는 사람과 커피 타임때 약간 느낌이 이상했고 포지션이 정규와 계약간 불분명한 것처럼 보여짐.

 

그리고 내가 합류할 회사는 헐리웃 제작 배급사인 소니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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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때가 되니,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아끼고 다할 수 있는 인연은 몇 되지 않는다..
그래서 진정한 인연 몇을 위해 스쳐가는 어설픈 인연들에 그다지 헤프게 노력하지 않으려 하는 편인것 같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관심 받으려 하는 것도 욕심이고,
옷깃 스치는 인연 하나하나에 진실을 다하고 모든 노력을 다하면, 정작 내가 다해야 하는 인연도 그저 놓칠 것 같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게 진실이 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부으면 결국 피해가 되고 상처가 되기 때문에 지레 거리를 유지해 놓는다.

하지만 문제는,
진실한 인연이란 것도 쌍방이고 가변적이라서,

요즈음 떠나는 길을 준비해가는데,
스치던 사람들 인줄 알았는데 진실을 담아 배웅해주는 사람과, 진심을 다했는데 그저 스쳐 지나가 버리는 사람들을 보며,

아직도 내게 사람보는 눈 없음을 한탄하며,
조금 더 진실한 인연들에게, 왜 알지 못했을까 하고 약간은 후회한다.

 

위 내용과 전혀 상관없지만 (?!) 얼마전 네이트 댓글이 폭발해서 찾아본 불후의 명곡 방송중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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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다니던 회사에 그만둔다고 얘기했다.

어제. 오늘.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아니면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인지. 센치해졌다.

 

벌써 이곳에 온지 5년 4개월이 흘렀다.

 

항상, 벌써라고 얘기한다.

 

아직 더 나이가 들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정말 시간은 점점 빠르게 흐르는 거 같다.

19세 맞는 생일에 본 '8월의 크리스마스' 극장 위치나, 대학교 입학후 OT 가는 차안에서 느끼하게 불렀던 서태지 '너에게'는 아직도 부끄럽게 생각난다. 아 쉣. 19세 20세 언저리 기억들은 그리도 생생한데, 24살 회사에 취직하고 부터인가 기억이 별로 남아 있질 않다.

 

좀더 충실하게 즐길것을.

너무 쫓기듯 살았다.

 

항상 더 가지고 싶었고, 더 안정되고 싶었고, 불안해했고, 불확실을 못견뎌 했다.

 

24살 여름 호주에 CVA라는 봉사활동을 하러 갔을때 봉사활동 가는 봉고차 안에서 옆에 스쳐 지나가는 30대 한국인 커플의 BMW를 본적이 있다. 나도 빨리 저렇게 되어야지. 저렇게 결혼하고 행복해져야지.

 

하지만 지금은 되려,

스웨덴에 무작정 왔는데 잘곳이 없어서 교회 바닥에서 잔다는 젊은 친구가 그냥 귀여워 보이고.

여행지에 가면 민박집에서 공동 화장실을 쓰며 '유랑'을 통해 함께 여행하며 돈을 save 한다는 구겨진 보세 옷을 입은 젊은 친구들 얘기를 들으면 멋있어 보인다. 서로 아니라며 그냥 친구사이라며 마음 확인 못해 아웅 다웅하는 남녀를 보면 오히려 행복해 보인다.

 

지금 난 결혼을 했고. 정확히 BMW를 타고 있고. 여행에 가면 사랑하는 와이프와 호텔에서 잔다.

 

하지만,

내가 호텔에 자야 하는 이유는 그곳에서나 유일하게 나를 신경써주기 때문이고,

운이 좋았지만 그래도 좋은 차를 선택해 타는 이유는 그래야 조금이라도 대접받기 때문이다.

 

불안하고 불편했더라도 젊은 시간은 그 만큼 아름다웠고 행복이었는지도 모른다.

또 시간이 흘러 지금 내 모습을 떠올리면 이 초조한 모습조차 행복으로 느낄지 모르겠다.

 

최선을 다하고. 욕심내지 말고. 즐기자.

지금까지 충분히 운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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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하고. 포장하고.

포장지를 벗기면 알맹이가 나와야 하는데 계속 포장지인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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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 겨울에 군대에 가서 주특기를 부여 받을때 내게 부여 받은 주특기는 '중견인 차량 운전' 였다.

주특기 번호가 2814였나. 암튼.

 

해당 면허를 따고 이 면허로 내가 운전할 수 있는 차는 바퀴달린 모든 차였고, 쉽게 말해 해안가에 있는 트레일러 같은 것까지도 운전할 수 있는 면허이다 보니 나름 운전에 대한 프라이드를 지니고 살았다. 특히 군대에서 전진 12단 후진 3단을 하며 아래와 같이 탱크도 나르곤 했고 (물론 난 주로 포크레인을 싣고 다녔지만 ㅡ.ㅡ) 승용차는 장난감 같다며 사람들을 만나면 무용담처럼 목 빠빳하게 세우고 잘난척 해왔다.

 

 

 

그런데 스웨덴 이곳에서 얼마전 운전을 따면서, 참혹한 평가를 받고 추접스럽게 불쌍한 표정 지으며 몇달만에 겨겨우 운전면허를 따냈다.

 

그간 4년간 한국에 돌아갈꺼라는 사유로 Exception을 받아서 운전하고 다녔는데 작년 영주권이 있다는 이유로 해당 기간을 연장해주는 것을 아주 갑작스레 거부 당했다. 징징대고 울고 했는데도 이곳은 전혀 받아주질 않아서 할수 없이 지난 9월부터 운전 면허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래부터는 단계별 설명.

이곳은 크게 4단계로 면허 발급이 이루어진다.

 

1. Application : 크게 운전을 할수 있는 자격이 되느냐 인데. 해당 신청서를 보내면 10일정도 후에 이제 학원 다니고 등록하라는 허가증이 나온다. 인터넷으로 신청 가능

  - 기초 질문서 : 너 정신 똑바로 박혔니? 머 이런거를 물어봤던 거 같다. 가격은 350SEK

    (https://etjanster-kk.transportstyrelsen.se/korkortstillstand/KorkortstillstandAnsokan.aspx)

  - 건강 검진 : 주로 시력 검사로 안경점 가서 도장 받아야 한다.  가격은 220SEK. 눈나쁘면 좀더.

 

2. Risk Course : 수업을 한번 이수하면 5년간 유효함.

  - Risk 1 : 알콜, 약물등 운전시 위험에 관한 교육이다. 영어로 해주는 곳이 있다. 일반 학원들에서는 주로 다 해주는데 한 두시간 멍때리고 있음 된다. 질문하면 걍 훈드라(100)? 이러면 됨. 가격은 500~600SEK

http://www.solnatrafikskola.nu/index.php/priser

  - Risk 2 : 길바닥에 물을 뿌리고 미끄러지는 경험. 옆에 조교가 앉아서 밟으라고 소리치면 밟으면 되는 간단한 코스로 영어로 해주는 곳이 드물다. 다행히 양해를 구하고 난 브롬마에서 수업을 들었고, 아니라면 한 두어달 기다려야 한다.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2,000SEK

http://www.brommahalkbana.se/kontakt

 

3. 시험

시험 등록 사이트 : http://www.trafikverket.se/Om-Trafikverket/Andra-sprak/English-Engelska/

  - 이론 : 내 경우에는 몇년전에 학원 다닌 분의 교재와, 인터넷상 문제은행을 이용했다. 65문제중 52문제를 맞혀야 하는데, 52개 맞혔다. ㅡ.ㅡ 아 공부할때부터 멘붕이 왔다. 이걸 어쩌나. 220SEK

http://www.korkortsteori.se/Bestallning/Eng

  - 실기 : 주행 시험을 본다. 좌회전 우회전 등등을 지시하고 너무 늦게 가도 너무 빨리가도 탈락.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학원을 가는게 좋은데 통상 패키지 아니면 잘 등록 안해주고 패키지 값이 3500SEK 이다보니 너무 비싸서 난 걍 봤는데 한번 떨어졌고 붙은거도 겨우겨우 지적 받아가며 붙었다. 중견인 차량 운전병 두 드라이버인데. ㅡ.ㅡ 한번 시험당 1200SEK

 

4. 마지막 면허증 수령

   : 실기를 붙으면 걍 민증 들고 다니면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뽀대를 위해 면허증을 받기위해서는 합격 후 1주일 정도 지나면 도착하는 우편물을 들고 수령하러 가야 한다. 이것도 돈낸다 230SEK.

 

학원을 하나도 다니지 않았는데도 한번 떨어진 비용 포함해서 6000SEK 가량(백만원) 정도 들었다.

게다가 한번 떨어지면 예약도 두어달 기다려야 해서 그 기간동안 너무너무 스트레스 받고 시험볼때도 은근 긴장된다. 그치만 그런 만큼 시험 합격하면 기쁨 두배. 합격이라고 말해준 터키 아저씨한테 나도 모르게 고맙다고 손 붙들었다.

 

나도 이제 유럽 운전 면허까지 보유한 글로벌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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