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겨울에 군대에 가서 주특기를 부여 받을때 내게 부여 받은 주특기는 '중견인 차량 운전' 였다.

주특기 번호가 2814였나. 암튼.

 

해당 면허를 따고 이 면허로 내가 운전할 수 있는 차는 바퀴달린 모든 차였고, 쉽게 말해 해안가에 있는 트레일러 같은 것까지도 운전할 수 있는 면허이다 보니 나름 운전에 대한 프라이드를 지니고 살았다. 특히 군대에서 전진 12단 후진 3단을 하며 아래와 같이 탱크도 나르곤 했고 (물론 난 주로 포크레인을 싣고 다녔지만 ㅡ.ㅡ) 승용차는 장난감 같다며 사람들을 만나면 무용담처럼 목 빠빳하게 세우고 잘난척 해왔다.

 

 

 

그런데 스웨덴 이곳에서 얼마전 운전을 따면서, 참혹한 평가를 받고 추접스럽게 불쌍한 표정 지으며 몇달만에 겨겨우 운전면허를 따냈다.

 

그간 4년간 한국에 돌아갈꺼라는 사유로 Exception을 받아서 운전하고 다녔는데 작년 영주권이 있다는 이유로 해당 기간을 연장해주는 것을 아주 갑작스레 거부 당했다. 징징대고 울고 했는데도 이곳은 전혀 받아주질 않아서 할수 없이 지난 9월부터 운전 면허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래부터는 단계별 설명.

이곳은 크게 4단계로 면허 발급이 이루어진다.

 

1. Application : 크게 운전을 할수 있는 자격이 되느냐 인데. 해당 신청서를 보내면 10일정도 후에 이제 학원 다니고 등록하라는 허가증이 나온다. 인터넷으로 신청 가능

  - 기초 질문서 : 너 정신 똑바로 박혔니? 머 이런거를 물어봤던 거 같다. 가격은 350SEK

    (https://etjanster-kk.transportstyrelsen.se/korkortstillstand/KorkortstillstandAnsokan.aspx)

  - 건강 검진 : 주로 시력 검사로 안경점 가서 도장 받아야 한다.  가격은 220SEK. 눈나쁘면 좀더.

 

2. Risk Course : 수업을 한번 이수하면 5년간 유효함.

  - Risk 1 : 알콜, 약물등 운전시 위험에 관한 교육이다. 영어로 해주는 곳이 있다. 일반 학원들에서는 주로 다 해주는데 한 두시간 멍때리고 있음 된다. 질문하면 걍 훈드라(100)? 이러면 됨. 가격은 500~600SEK

http://www.solnatrafikskola.nu/index.php/priser

  - Risk 2 : 길바닥에 물을 뿌리고 미끄러지는 경험. 옆에 조교가 앉아서 밟으라고 소리치면 밟으면 되는 간단한 코스로 영어로 해주는 곳이 드물다. 다행히 양해를 구하고 난 브롬마에서 수업을 들었고, 아니라면 한 두어달 기다려야 한다.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2,000SEK

http://www.brommahalkbana.se/kontakt

 

3. 시험

시험 등록 사이트 : http://www.trafikverket.se/Om-Trafikverket/Andra-sprak/English-Engelska/

  - 이론 : 내 경우에는 몇년전에 학원 다닌 분의 교재와, 인터넷상 문제은행을 이용했다. 65문제중 52문제를 맞혀야 하는데, 52개 맞혔다. ㅡ.ㅡ 아 공부할때부터 멘붕이 왔다. 이걸 어쩌나. 220SEK

http://www.korkortsteori.se/Bestallning/Eng

  - 실기 : 주행 시험을 본다. 좌회전 우회전 등등을 지시하고 너무 늦게 가도 너무 빨리가도 탈락.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학원을 가는게 좋은데 통상 패키지 아니면 잘 등록 안해주고 패키지 값이 3500SEK 이다보니 너무 비싸서 난 걍 봤는데 한번 떨어졌고 붙은거도 겨우겨우 지적 받아가며 붙었다. 중견인 차량 운전병 두 드라이버인데. ㅡ.ㅡ 한번 시험당 1200SEK

 

4. 마지막 면허증 수령

   : 실기를 붙으면 걍 민증 들고 다니면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뽀대를 위해 면허증을 받기위해서는 합격 후 1주일 정도 지나면 도착하는 우편물을 들고 수령하러 가야 한다. 이것도 돈낸다 230SEK.

 

학원을 하나도 다니지 않았는데도 한번 떨어진 비용 포함해서 6000SEK 가량(백만원) 정도 들었다.

게다가 한번 떨어지면 예약도 두어달 기다려야 해서 그 기간동안 너무너무 스트레스 받고 시험볼때도 은근 긴장된다. 그치만 그런 만큼 시험 합격하면 기쁨 두배. 합격이라고 말해준 터키 아저씨한테 나도 모르게 고맙다고 손 붙들었다.

 

나도 이제 유럽 운전 면허까지 보유한 글로벌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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