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자몽허니블랙티' 를 마시며 회사 생활에 대해서 얘기하며,

늘 나를 포함한 노예들이 고민하는 '어떻게 하면 회사 생활을 잘할까' 에 대한 한심한 얘기가 나왔다.

 

사실 회사 생활을 잘하고 못하고 논의 하는 것 자체가 꼰대 마인드다.

그래서 일단 회사 생활을 잘하는 사람과 멋진 사람이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전제는 꼭 깔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생활을 잘하는 것과 인생을 잘 사는 것에는 꽤 큰 상관관계가 있긴하다.

왜냐하면 인생을 잘 사는 것중 중요한 인간의 명제중 하나가 '인정을 받는다' 이고,

회사 생활은 인정을 받기 위해 집단 안에서 노력하고 그 결과가 드러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 사회 들어서면서 이 상관관계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앞으로 더더욱 줄어들 것으로 확신한다.)

 

어찌되었건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사용하는 직장인들은,

기왕이면 그 시간동안 인정받고 싶을 수 밖에 없으니, '어떻게 하면 회사에서 인정받을까' 하는 주제는 꽤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주제일 수 밖에 없다.

물론 굳이 욕쳐먹어도 혼자 정신 승리하고, 그 긴 시간을 흔들림 없이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이런 고민할 필요 없다.

 

 

뭐 여튼.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어떻게 인정 받느냐는 질문에 내가 한 대답은,

 

간단하다. 두개를 나누어 볼수 있다. 

1) 회사 일을 잘한다.

2) 일말고 다른 걸로 인정을 받는다.

 

1) 회사 일을 잘하는 방법

 

사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때까지 적어도 2백번 이상은 모두 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국영수다. 비유나 은유가 아니고 진짜 국영수.

 

 

회사 생활해보니 어릴때 엄마랑 선생님이 괜히 국영수 얘기를 한게 아니었다.

뉴스에서 그렇게 중요하다고 떠들어 대는 '한민족의 역사' 이런거보다 현실적으로 국영수가 제일 중요하다.

 

특히 일에 따라 필수 능력치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재무, 기획, 관리.. : 수학 능력 필수

마케팅, 영업 .. : 국어 능력 필수

물류, 해외 관련 업무 : 영어 능력 필수

 

만약 필수 능력 외 다른 능력치도 추가로 겸비하게 되면 인정받기가 훨씬 더 쉬워진다. 

예를들어,

재무팀에서 수학을 잘하는 인력이 국어도 잘하면 윗사람과 소통이 늘어나며 팀장을 달게 된다던가,

마케팅팀에서 국어를 잘하는 인력이 수학을 잘하게 되면 마케팅 예산 기획등 큰 의사 결정에도 참여하게 된다. 

왠만한 조직에선 영어를 부가적으로 잘하면 주요 자료를 검토하게 되거나 주요 커뮤니케이션 창구가 되는 등 경쟁력이 된다.

 

만약 국영수를 다 완벽하게 하는 사기캐가 있으면 그냥 에이스가 된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한가지 능력 정도를 더하자면,

여기저기 들리는 '창의력' 정도이다.

이는 저런 회사원 말고도 '유투버'나 '아티스트' 등의 다양한 직종의 프리랜서들이 성공을 하는 플랫폼들이 회사의 형태를 통하지 않고도 과거보다 열려있고,

유전학적으로 말하면 창의성 가지고도 자연선택이 되어 생존할 확률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여튼 다시 돌아가서 일반 회사원의 경우.

필수 능력이 부족할 경우가 당연히 있다.

예를 들어, 재무팀인데 수학능력이 타인에 대해 부족하다. 

세일즈인데 어학능력이 떨어진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솔직히 간단한 방법은 그만두고 딴일 찾아야 한다.

수학은 못하지만 국어를 잘하면, 재무팀에서 영업으로 옮기다든가 하는 식으로.

능력이 안되는데 욕심 부리면 결국 타인의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게 된다.

 

딴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죽으라는 법은 없다.

 

2) 일말고 다른 걸로 인정을 받는다.

 

타인을 돕는 단순 업무 중심으로 조연이 될 마인드를 가져야한다. 승진해서 조직을 이끌기보다는, 시키는 반복적인 일 열심히 하는 포지션으로.

그리고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국영수 점수가 낮더라도, 대인관계 점수를 만점 가깝게 받아서 커버하면 회사에서 인정받을수 있다. 인정 자체가 기대치 하고도 연관되어 있으니.

 

그럼 대인 관계 점수는 어떻게 만점을 받느냐. 

개인적으로는 뻔하지만 '신뢰' 라고 생각한다. 

자존심을 낮추어 타인을 돕는 조연 역할을 자처하고, 힘들때 솔직히 자신의 무능을 인정하고 어려움을 요청하면 그간 쌓은 신뢰를 기반으로 여기저기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무난한 직장생활이 가능하다.

심지어 어떤 경우엔 일은 잘하지만 인간관계가 안좋은 사람보다 더 나은 평가를 받는 경우도 꽤 있다.

 

 

다만 흔한 경우는 아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인간은 스스로에게는 관대하니까. 

보통의 흐름은.

능력은 안되는데, 

인정은 받고 싶고,

그러다보면 꾸미기 시작한다.

능력있는 척, 바쁜 척, 열심히 하는 척 

거짓말을 습관처럼 하게된다.

그럼 결국 자연스레 위 '2)번 핵심 신뢰'가 무너지며 대인관계까지 함께 망가진다. 

 

 

잔뜩 내가 뭔가 아는 척 써놨지만.

나도 사람보는 눈이 없어서,

신뢰했었던 친구가,

언제부턴가 습관처럼 거짓말하는게 눈에 보이고,

매번 상황만 모면하려는게 계속 느껴져서 요즘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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