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원호 피디 / 이우정 작가 조합에 대해서 말이 많다.

뭐 어떤 기사에 있는 글을 가져와보면,

최근 한 트위터 사용자가 "그냥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금수저와 재벌들이 성품과 인간미까지 갖췄다는 극단적 선민사상을 철저한 의학적 디테일에 얹어 실제 직군을 포장했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취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고 일침을 가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것도 많은 시청자가 비슷한 생각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도 "엘리트들의 부도덕함과 이기주의를 어떻게 치유하느냐가 사회적 과제로 대두한 상황인데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그 과제와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며 "주인공들이 자선을 베풀면 세상이 좋아질 것처럼 묘사하며 엘리트 찬가만 보여주니까 시청자들도 이제 '현타'(현실 자각 타임, 헛된 꿈에 빠져 있다가 실제 상황을 깨닫는 시간)가 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흠.
고작 돈많음 = 부도덕 & 이기주의가 현실이니, 그걸 제대로 묘사하지 않았다는 건가.
그냥 글을 쓰신 분들이 정의로운 척 하고 싶은거 같은데.
능력과 선과 악은 분명 별개의 문제인데, 늘 치환되서 비판하고 포장된다. 우리 니체 형이 저걸 '노예의 도덕' 이라고 한건가.

뭐 여튼.
스웨덴 살때 직항이 없어서 프랑크 푸르트나 헬싱키를 거쳐서 왔다갔다 했었는데, 이동 시간이 편도 10시간이 넘어서 늘 너무 힘들었다.
2012년 한국에 출장을 오면서, 지루한 여행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응답하라 1997을 우연히 보기 시작했는데, 왕복하는 그 긴 이동시간동안 한숨도 자지 않고 16편을 연속해서 다 봤었다.

찌질했던 교복 입을때 생각 난다.

돌이켜 보면 가장 큰 이유는 당시로는 파격적인 형식이나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주인공이 나랑 동갑으로 그려지다보니 몰입감이 훨씬 더 높았고, 이후 작품인 응사나 응팔이 퀄리티만 보면 더 나은것 같지만 지금도 내게는 응칠이 훨씬 더 애정이 가는 작품이다.

작년에 방송되기 시작한 슬의생도 마찬가지다.
피디님이나 작가님이 그리는 복선의 디테일들도 좋지만, 나랑 같은 나이의 주인공들의 모습에 공감이 가고, 같이 회상하고 같이 추억하는 것 같아서 즐겨보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주.

1.3kg
몇달째 크지 않는 아이
폐쇄증
개흉 수술
신생아 중환자실 수술

누가 내 얘기를 전달한 줄 알았다.

2014년 한국에 돌아온지 얼마 안되던 겨울,
몇달째 아내는 수술을 해준다는 병원을 찾아다녔고,
물어물어 찾아간 삼성병원에서는 사산을 얘기했었다.
몇달간 밤늦게 매일매일 병원 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한동안 아픈 아이들 이야기만 나오면 마음이, 눈가가 뜨거워졌다.

이제는 아무렇지 않은줄 알았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아프고 고맙고 지금 행복하다.

그 힘든 시간.
뱃속에서. 수술실에서. 그 이후에도
잘 이겨내주고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맙다.

https://youtu.be/URRimPZBHf8

지난 날 아무 계획도 없이 여기 서울로 왔던 너
좀 어리둥절한 표정이 예전 나와 같아
모습은 까무잡잡한 스포츠맨 오직 그것만 해왔던
두렵지만 설레임의 시작엔 니가 있어
괜찮아 잘 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 될 거야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너만의 살아가야 할 이유 그게 무엇이 됐든
후회 없이만 산다면 그것이 슈퍼스타
괜찮아 잘 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괜찮아 잘 될 거야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
널 힘들게 했던 일들과 그 순간에 흘렸던
땀과 눈물을 한잔에 마셔 버리자
괜찮아 잘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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